제7부 하나님을 찬양하라
  제61장 아름다운 결혼식
  1977년 10월 22일, 나는 모교 70주년 기념식을 참석한 후 강당에서 동창회가 시작되었다.

경건회를 마치고 친구들과 회포를 나눌 시간도 없이 오후 1시, 조카 여명현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대구 동로교회는 아름다운 교회였다. 처음에는 결혼행진곡을 대신해서 명현이가 작곡한 곡이 피아노의 선율을 타고 흘러나왔다. 조카의 입장이 있고 난 뒤 아름다운 신부의 입장이 있었다. 신부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도 기뻤다. 신부는 목사님의 따님이었다. 용모도 아름답고 키도 날씬하게 컸다.
서울에서 무궁화 합창단이 내려와서 식 순서에 맞추어서 명현이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연들아 합창하여 아름다운 멜로디가 계속 울려 나오고 있었다. 나의 모교회인 남산교회 조성암 목사님의 간곡한 축복과 주례사와 아름다운 합창은 마치 하늘에서 천사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았다.
마지막 퇴장할 때 곡은 조카 명현이가 자기 친구 약혼식에 가서 지은 음률이었다. 그 곡은 프린트해서 다 나누어 주었다. 굉장히 아름다운 곡이었다. 그는 베토벤과 같은 소질을 타고났다. 길거리를 걸어가다가도 음률이 떠오르면 그것은 훌륭한 작품으로 변한다. 자기 집에는 피아노도 없다. 그러나 그의 머리에는 하나님이 주신 피아노보다 더욱 위대한 악기가 있는 모양이다. 작곡한 곡은 100곡이 넘는다.
나는 동생 여규석이 생각이 나서 자꾸 눈물이 흘렀지만 많은 축하객이 교회를 꽉 메우고 있어서 울 수도 없었다. 나는 느꼈다. 하나님께서는 심은 대로 주시는 신이심을.

동생의 부인 이원선은 꽃다운 청춘에 명현이와 은현이를 낳고 완현이는 복중에 있을 땐데 불행히도 한국에 6·24동란이 일어나, 그 전쟁에 출전하여 동생은 짧은 인생을 마쳤다.
그러나 그의 부인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어서 훌륭한 신앙심과 강인한 노력가였다.
내가 대구 있을 때 작은 점포가 딸린 길갓집을 사 주었다. 그는 매일 열심히 일했다. 이 삼 남매 중에서 명현이는 상대를 마치고 지금 우리 회사 석유부에 와서 경리를 맡고 있고 시내 여러 합창단 지휘자이며, 대구 남산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있다.
둘째 딸 은현이는 이제 대학 2학년이며 키도 크고 용모도 아름답다.
셋째 아들 완현이는 고등학생이다. 굉장히 장대하다. 올케는 교회 집사이다. 얼마나 훌륭하고 굳센 여성인가 자랑스럽다. 교회에도 손님이 꽉 찼지만 집에도 손님이 꽉 찼다.
이 모든 것을 보며 올케가 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바쁜 중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친절한 생을 살았는가 감탄했다. 그는 이웃 부인들과 잘 사귀며 꼭 친형제와 같이 지낸다.
한 여성이 일생 변함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십일조를 바치고 자녀를 잘 기르니, 이와 같이 축복으로 갚아 주심을 보았다.
나는 많은 결혼식에 참석했다. 장관의 결혼식, 사장님들의 결혼식, 친지들의 결혼식. 그러나 오늘과 같이 아름다운 결혼식은 처음 보았다.
하나님은 심은 대로 갚아 주시는 신이심을 믿고 할렐루야를 주님께 돌렸다.

나는 오늘 결혼식 후 40년 동안 그리워하던 한 친구를 만났다.
내가 여학교 3학년 때 시골 경북 인동교회에 하기 아동 성경학교를 지도하러 간 일이 있다. 그때 나는 15세였다. 그 교회에 시골 분들 가운데 17세 되는 아름다운 한 소녀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정보배였다. 그는 얼굴이 시골 사람답지 않게 희고 뺨은 복숭아 색깔이며, 키도 날씬해서 어찌나 아름다운지 어떻게 이런 어여쁜 여성이 시골에서 사는가 할 정도로 어여뻤다.
마음씨도 곱고 해서 나는 곧 다정한 친구가 되었다. 밤에 내 숙소에 와서 같이 놀며 노래도 부르고 너무도 정답게 지냈다.
1개월이 빨리 지나가 우리는 서로 헤어지게 되었다.
그 후 나는 곧 돌아와 학교의 공부가 바쁘고 그는 시골 아가씨이니 곧 결혼을 하고 해서 서로 소식이 끊어졌다.
그러나 꿈 많던 소녀 시절 교회에서 사귄 아름다운 시골 소녀는 항상 내 마음에 그림자와 같이 보고 싶은 마음이 계속되었으나 우리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명현이의 결혼식을 마치고 단에서 내려오니, 어떤 얼굴이 검은 시골 할머니가 나에게 인사를 하며 반가워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람이 많으니 혹시 딴 사람을 보고 인사하시는 것이지 하고 무심코 보고 있으니, 그는 다가서면서 또 인사를 청했다.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어서 “누구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가 정보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너무도 반가워서 “정보배 어머님이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는 “내가 정보배입니다.” 하고 대답하지 않는가!
나는 깜짝 놀랐다. 너무도 세월의 무상을 느꼈다.
그렇게도 아름답고 희고 예쁘던 얼굴이 40년이 지나지, 저렇게 변하는구나 하며 감회에 젖어 한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대구 고향엘 갔으니 모두에게 반가워 인사를 하니, 정보배와 오랜 시간을 이야기도 못하고 그만 헤어지고 말았다.
인생이란 정말 짧고 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중 그의 소식을 물으니, 지금 시골은 농번기라 바빠 일찍 갔다고 한다.
이제 아름다운 정보배는 내 마음의 한 가닥의 환상에 지나지 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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