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여자 절제회 - KWC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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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절제

한동수 | 2014.07.30 08:53 | 조회 5465

안녕하세요?

제가 중요한 시험을 치르느라 한 달 동안 글을 올리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에 한 지역교회의 청년부 수련회를 인도했습니다. 사흘 밤 동안 각각 2시간 길이의 설교를 집중해서 듣는 청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할 뿐 아니라, 그들의 모습이 참 대견했습니다.

저는 둘째 날 저녁에 청년들의 거룩한 삶에 대해 강조하면서 특히 술과 담배를 비롯하여 청년들의 육신에 해가 되는 것들을 삼가하여 순결할 것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셋째날에는 청년들이 절제하지 못하는 몇 가지 항목을 더 나누었습니다. 그 항목들에는 소비”, “텔레비전”, “영화 및 동영상그리고 프로 스포츠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오늘은 절제회 회원들에게 소비에 대해 조금 나누고 싶습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노출되고 정복당하는 가치는 단연코 소비주의입니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절제하지 못하는 영역 중에 하나가 바로 소비입니다.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용어 중에 지름신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지른다는 표현에서 나온 지름신은 그러한 구매를 충동하는 이 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통계자료가 없어서 미국의 통계를 인용하면, 한 어린이가 일 년 동안 보는 상업광고의 숫자가 약 40,000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것은 어린이가 보는 광고 숫자이기 때문에 성인들이 보는 것은 훨씬 더 많은 숫자에 이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독립전쟁의 주역이었던 공화당이 하나의 국가적 가치 아래 온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기를 원했습니다. 물론 공화당 뿐 아니라 민주당도 그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 국가의 정당들이 추구했던 통합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외치는 가치에 전 국민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인들을 하나로 통합시키게 된 것은 소비입니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주제와 소재로 하여 하나된 가치와 목소리를 갖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제 강점기가 한국인들을 하나로 묶은 가치는 조국의 해방이었습니다. 그리고 6.25 전쟁 이후의 통일된 가치는 남북통일이었으며,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여기에 경제성장이 덧붙여졌고, 1980년대와 1990년대 초까지 한국인들이 추구한 통합된 가치는 민주화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은 통합된 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소비가 대체했습니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무차별 폭격을 하는 상업광고로부터 소비주의를 강요받고 있는데, 기업들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첫째, 상품의 내구성을 떨어뜨려 제조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외형이나 디자인보다 내구성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포드 자동차는 단순한 디자인에 내구성이 뛰어난 자동차였으며, 우리는 그 시대의 가치를 Fordism(포디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포드 자동차는 더 이상 과거의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외형적인 디자인의 다양화를 채택하고 내구성을 버렸습니다. Post-Fordism(포스트 포디즘)이 탄생한 것입니다.

 

둘째, 기업들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상품의 대상 그룹을 세분화합니다. 예컨대, 어린이용 침대가 출시된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유아용 침대와 성인용 침대만 있었는데, 소비 연령층을 더욱 세분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지출을 늘리게 했습니다.  2주 전에 <메조미디어>에서는  “2014년 상반기 연령별 소비자 분석자료를 공개하면서 타겟 마케팅을 준비하세요라는 타이틀을 붙였습니다.

 

이 리포트의 한 대목은 이렇게 말합니다. “10대의 경우에는 주로 화장품, 의류 등에 소비를 많이 하고 있으나 음악/게임 등 콘텐츠의 소비가 많다고 한다. 인터넷 쇼핑을 통해 월평균 38,600원을 소비한다. 재미있는 광고가 10대에겐 효과적이며 제품 이미지를 강조한 광고에 대한 효과가 높다. 반면 20대의 특징적인 것은 외모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본인을 위한 투자가 높고 쇼핑에 대하여는 신제품 가격 하락, 세일, 아웃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와 같은 치밀한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현대인들은 철저하게 기업들의 전략에 공략당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용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외모지상주의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 소비와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품 구매를 통해 인간의 필요가 만족된다는 확신을 심어줍니다. 또한 내가 구입하고, 내가 표현하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라고 말해줍니다. , 단지 상품의 유용성과 우수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양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가리켜 Retail Identity(소비정체성), 또는 Retail Therapy(소비치료)라고 부릅니다.

 

기업들의 이러한 전략에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인간의 본능에 소비욕을 넣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하나의 큰 축이기 때문에 일절 금할 수 없지만, 청년들 사이에서 물질에 대한 청지기 정신이 없이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는 풍조와, 그 소비만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문화는 깊이 생각하여 개선할 여지가 있습니다.

 

더욱이 이렇게 소비주의에 물들어가는 현대인들이 걸리는 치명적인 질병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가 결코 이룰 수 없는 완벽함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는 CF를 보면서 이상, 완전, 성숙, 그리고 낙원에 대한 근거 없는 소망을 가지며 가치 판단 능력이 저하되는 것입니다소비에 의해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면서 끊임없이 소비하지만, 기업이 광고하고 소비자가 추구하는 완전은 결코 성취되지 않고 오히려 언제나 허망한 갈증만을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소비자는 소비의 능동적인 주체가 아닌 상업광고의 수동적인 피해자로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소비주의에 물든 그리스도인들이 빠지는 또 하나의 오류는 교회를 마케팅하고, 설교말씀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생기는 것입니다. 전도지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교인들은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교회를 홍보합니다. 서울의 어느 한 교회는 교회 주변 사업체들과 교인들의 사업체가 발행한 할인쿠폰들을 모아 전도지를 만들어 주변 아파트 단지에 배포했습니다. 복음전도지가 아니라 교회 광고지를 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경우에 이렇게 물어봅니다. “복음을 전하러 갑니까, 아니면 교회를 홍보하러 갑니까?”

 

소비에 익숙해진 그리스도인들은 또한 설교를 듣고 자기 삶을 돌아보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인테넷과 TV등을 통해 설교를 쇼핑하려고 합니다. 설교를 비교하여 비평하고, 지식을 키워가는 현상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를 쇼핑하듯 너무 쉽게 옮겨 다니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소비주의와 관련해서 현대인들의 삶에 뿌리내리는 또 다른 문화는 return (반품) 또는 refund (환불) 문화입니다. 많은 업체들이 100 % 고객만족주의를 추구하고 있고, 특히 홈쇼핑의 경우에는 거의 100%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성급한 소비는 더욱 활발해집니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고 비교하는 노력은 줄어들고, 일단 구입한 후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반환하겠다는 태도가 증가합니다.

 

이러한 풍조 때문에 택배 업체들은 호황을 누릴지 모르지만, 현대인들의 의식구조에는 매우 기형적인 사고가 자리하게 됩니다. 최근 젊은 부부들의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혼의 원인에는 폭력, 간통 등의 치명적인 죄악들도 있지만, 사랑에 대한 얄팍한 환상, 고통과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는 의지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와 인내심의 부족 등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더 기름을 붓는 것이 return 가능성에 대한 인식입니다. 소비사회에서 이미 고착화된 return 의식이 결혼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나름 신중하게 생각했겠지만, 일단 구입(?)한 아내와 남편에 대해 100% 만족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반환할 수 있다는 생각이 현대인들의 잠재의식 속에 점점 더 커져 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비 자체가 악덕은 아닙니다. 그것은 경제사회의 한 축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권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제하지 못하는 소비는 악덕입니다. 소비하는 개인의 영혼에 유익이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어둡고 소외된 곳에 대한 관심 대신 개인주의가 팽배해질 우려가 높기 때문입니다. 절제된 소비, 특히 젊은이들의 무분별하고 지극히 외모지상주의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소비의 절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선도할 필요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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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안목과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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